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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시대의 신인류 (2편)

가상 세상의 가상 인간

기사입력 2022-10-18 오전 12:37:57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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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타임즈] 현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 인간이 SNS를 통해 많은 팬과 소통하면서 인지도가 올라가자 생명보험사, 화장품 회사 등의 CF 속 모델로 변신하고, 지난 2월에는 싱글 앨범을 내고 가수로 변신했다. 싸이더스 스튜디오X가 개발한 가상인간로지에 관한 이야기다.

 

2020 12 30일에 인스타그램으로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던 20대 여성이 피드에 기사 하나를 캡처해 올렸다. 본인이 가상 인간(Virtual Human)이라는 사실을 공개하는 내용이었다.

 

그녀와 소통하던 사람들은 놀라움과 신기함이 교차하는 댓글을 올렸고, 언론도 앞다투어 그녀의 이야기를 다루기 시작했다. 로커스의 자회사 싸이더스 스튜디오X가 만든 가상 인간로지에 관한 것이다.

 

국내 첫 버추얼 인플루언서로지 2020년 여름에 22살의 나이로 세상에 태어났다. 로지는 패션과 라이프 스타일에 관심이 많은 동시에 자연을 경외하고 탐험을 즐기며 환경을 생각하는 20대로, SNS를 통해 많은 팬과 소통하고 있다.

 

이후 생명보험사, 화장품 회사 등의 CF 속 모델로 변신하더니, 지난 2월에는 싱글 앨범을 내고 가수로 변신했다. 싸이더스 스튜디오X가 개발한 가상 인간 로지가 인스타그램 활동을 처음 시작했을 당시 실제 인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여기에 인물의 성격이나 취향을 유추할 수 있는 게시물이 꾸준히 이어지며 자연스럽게 로지라는 인물이 사람들의 기억에 자리잡았다.

 

로지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가상 인간은 우리의 삶에 가깝게 다가왔다.

 

발전한 기술은 디스플레이 밖에서 디스플레이 안에 존재하는 이들을 바라봤을 때 그 겉모습을 실제 인간과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이끌었다. 일각에서는 어설프게 사람을 닮은 존재를 봤을 때 느끼는 '불쾌한 골짜기' 현상을 이제는 넘어섰다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다.

 

국내 첫 버추얼 인플루언서로지 2020년 여름 스카이다이빙을 하는 인플루언서로 세상에 처음 존재를 알렸다. 이후 생명보험사, 화장품 회사 등의 CF 속 모델로 변신하더니, 지난 2월에는 싱글 앨범을 내고 가수로 변신했다. (출처: 인터넷)

 

가상 인간이 성큼 현실 속에 들어왔다. 하루가 멀다 하고 광고를 찍고, 소셜미디어에 인증샷을 올리고, 뮤직비디오를 발표한다. 2022 7월 현재 업계 추산 국내 3D가상 인간만 약 150명이다. 마켓스앤마켓스는 2025년 버추얼 인플루언서 시장을 14조원 규모로 전망했다.

 

가상 인간은 이전에도 있었다. 1998 1 23, 데뷔 앨범인 ‘Genesis’가 약 20만 장 판매되며 9시 뉴스도 다룰 정도의 큰 이슈를 만든 가수가 탄생했다. 24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사람이 기억하는 대한민국 최초의 사이버 가수아담의 이야기다.

 

하지만 아담은 데뷔 당시 받았던 관심에 비해 오래 활동하지 못했고, 사람들은 그 이유를 아담이라는 사이버 캐릭터를 구동하는 기술적 한계에서 찾았다. 제작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데다, 부자연스럽다는 한계가 있었다.

 

만약 아담이 5~10초 길이의 짧은 영상으로 이야기하거나 사진과 글을 통해 팬들과 소통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TV라는 매체에 적응하지 못해 사라질 수밖에 없었던 아담의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지 않았을까?

 

대한민국 최초의 사이버 가수아담 1998 1 23일 데뷔 앨범인 ‘Genesis’가 약 20만 장 판매되며 9시 뉴스에서 다룰 정도의 큰 이슈를 만든 가수로 탄생했다. (출처: 인터넷)
 

그런데 요즘은 기술의 진화로 더 정교하고 더 저렴하게 가상 인간을 만들 수 있다. 현재 가상 인간 뒤에는 실제 인간인 배우, 댄서, 가수, 성우, 기획자가 있다. 하지만 미래에 초거대 AI, 음성 합성 AI가 결합한다면 진정한 가상 인간이 탄생할 수도 있다.

 

AI와 컴퓨팅 파워, 다양한 플랫폼의 등장 등 최근 급속하게 진화하고 있는 기술과 사회 변화 덕분에 사람의 모습을 한 가상인간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컴퓨터 그래픽과 AI라는 영역이 뚜렷이 구분됐던 두 기술이 각기 다른 방향에서 출발해 진화하다 최근 들어 서로 협업하면서 접점을 맞춰나가고 있다.

 

20대 대통령 선거를 4개월 앞둔 지난해 12월 초에는 야당인 국민의힘 소속 윤석열 후보를 본뜬 가상 인간윤석열 AI’가 등장했다. SNS 이용자들이 묻는 말에 대답하고, 유튜브 동영상에 나와 연설까지 한다.

 

윤석열 AI를 허위·조작이라고 비난하던 더불어민주당도 지난 2월 이재명 대선후보의 가상 인간이재명 AI’을 내놨다. 대선 경쟁이 인공지능 세상까지 번진 꼴이다. 이쯤 되면 본격적인가상 인간의 시대다.

 

지금은 촬영된 영상에 기반을 둔 가상 인간이지만, 앞으로는 실시간 방송도 가능한 가상인간도 가능하며, 스튜디오나 무대에 대역 모델이 특수장비를 착용한 상태에서 연기를 하면 방송 영상에는 실시간으로 가상 인간이 나와서 연기하는 모습을 보게 될 날도 머지않았다.

 

가상 인간으로 부활한 어린 딸과 가상 세상에서 재회 사례

 

2019 7세 어린 나이에 하늘로 떠난 딸과 가상 현실속에서 재회하는 과정을 담은 MBC휴먼 다큐 '너를 만났다'가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네 아이의 엄마였던 장지성씨는 2016년 가을, 일곱 살이 된 셋째 딸 나연이를 떠나 보냈다. 목이 붓고 열이 나기에 그저 감기인 줄 알았던 병은 병명도 외우기 힘든 희귀 혈액암이었다. 나연이가 떠난 건 발병한 지 한 달 만이었다.

 

엄마의 바람은 단 하루만이라도 다시 만나 나연이가 좋아하던 미역국을 끓여준 뒤 사랑한다고, 한 번도 잊은 적 없다고 말해주는 것이었다. 집안 곳곳 나연이 사진을 놓아두고 매달 가는 납골당에는 생전 좋아하던 장난감을 넣어주었다.

 

잊지 않고 영원히 기억하는 의미에서 나연이의 이름과 생일을 몸에 새기고 뼛가루를 넣은 목걸이를 매일 착용하고 있다. 기억하지 않으면 세상에 있었다는 사실이 잊혀질까 두렵다는 엄마는 어떻게든 존재했다는 기억을 남기고 싶었다. 나연이 가족의 간절한 바람을 담아 방송 컨텐츠 제작이 시작됐다.

 

가상현실 속 나연이를 실제 모습에 가깝게 만들기 위해 가족들의 인터뷰와 스마트폰 속 사진, 동영상에 저장된 다양한 얼굴과 표정, 특유의 몸짓, 목소리, 말투를 분석했다.

 

이 데이터를 토대로 360도로 둘러싸인 160대의 카메라가 비슷한 나이대의 대역 모델의 얼굴과 몸, 표정을 동시에 촬영해 나연이의 기본 뼈대를 만들었다. 그렇게 만든 모델링을 가지고 자연스러운 몸짓을 만들어내는 작업은 실시간으로 움직임을 기록하는 모션 캡처 기술을 활용했다.

 

이 과정을 거치면 찡그리거나 웃는 등의 다양하고 섬세한 표정과 자유로운 팔다리의 움직임 구현이 가능해진다. 이후 표정과 피부의 질감 등을 만들어내는 컴퓨터 그래픽 작업이 계속됐다.

 

엄마와 나연이의 대화를 가능하게 하고 싶어 목소리 구현 작업도 진행됐다. 완벽한 대화가 가능한 AI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체험자가 가상현실 속 캐릭터와 상호작용 하는 동안 짧은 대화가 가능하게 만들어내려 했다.

 

몇 분 남아 있지 않은 짧은 동영상에서 추출한 나연이 음성을 기본으로 하고, 부족한 데이터 분량은 5명의 또래 아이 목소리로 각 800문장 이상을 더빙한 후, 바둑계를 정복한 알파고에 적용되었던 인공지능 학습방법인 딥러닝(Deep Learning) 과정을 거쳤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인 '좋은 기억'을 만들어 주기 위해, 지켜주지 못했다는 미안함과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는 엄마를 위해 최고의 경험을 선사할 공간을 선정했다.

 

나연이를 만나게 될 곳은 엄마와 나연이와의 추억이 남아있는 노을공원을 선정했다. 나연이가 뛰어놀던 노을공원의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왔다. 또한 엄마의 기억을 적극 활용해 나연이가 좋아하던 신발과 옷, 인형 같은 소품으로 꾸며 최대한 현실적으로 표현했다. 더 나아가 아이와 손을 잡거나 물건을 건네주면 받을 수 있도록 설정해 상호작용이 가능한 정교하고 몰입감 높은 체험이 되도록 했다.

 

드뒤어 8개월 간의 작업 끝에 나연이와 엄마의 만남이 이뤄졌다. 엄마는 안경을 쓰고, 가상 공간인 공원에서 놀고 있는 가상의 나연을 만나고 눈물을 터뜨렸다. “어딨어” “만지고 싶어라며, 오랜 그리움을 토해냈다.

 

나연이와의 짧은 만남에도 엄마,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가족들은 눈물을 멈추지 못 했다. 엄마는 나연이와의 짧은 만남으로, 나연이에 대한 마지막 기억을 보다 행복하게 바꿀 수 있었다.

 

방송을 시청하면서 오열을 터뜨린 시청자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내주었다. 죽은 사람을 다시 만나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고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면서 새로운 사랑의 가능성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나연이 엄마가 가상현실에서 가상인간 나연이를 만나는 TV영상속 모습. (출처: 인터넷)

 

가상 인플루언서 시장

 

블룸버그 통신은 2021년 전세계 2.4조원 규모이던 가상 인플루언서 시장이 2025년에는 6배 이상 성장하여 14조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가상 인간에 대한 거부감이 별로 강하지 않다는 것이 확인되므로써 가상 인간의 활약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SNS 통계분석업체 IMF에서 18세 이상 미국인 1044명을 대상으로 가상인간에 대한 설문 조사를 했는데, 전체 응답자 중 58%가 가상 인플루언서의 SNS를 팔로우하고 있었다. 특히 18~24세의 경우 75%가 가상 인플루언서를 파로우하고 있어서 평균보다 높은 관심도를 보였다.

 

가상 인간에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는 분위기는 해외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세계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가상인간은 미국 스타트업 브러드에서 만든릴 미켈라이다.

 

지난 2016년 미국에서 등장한 가상인간릴 미켈라는 인스타그램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모델이다. 미국 LA에 거주 중인 브라질계 미국인이라는 설정의 릴 미켈라는 여러 명품 브랜드와 협업한 바 있으며, 2019년에는 자체 브랜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고민 상담 등 단단한 스토리 텔링을 기반으로 130억원에 이르는 수입을 올리고 있다. 가상 인간의 매력은 실사에 가까운 외형이 아닌 스토리와 캐릭터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가상인간은 타겟이 선호하는 이미지 형성이 가능해 광고에서 주로 활약중이다.

 

싸이더스 스튜디오 X에서 만든 가상인간로지는 신한라이프 TV광고에 출연하며 지난해 10억원 가량의 수입을 올렸다.

 

푸마는 동남아 시장을 겨냥해 20대 여성 가상 인물마야를 제작했다. 칠성사이다는 얼마전 디제잉과 프로듀싱을 즐기고 얼굴에 타투를 한 남성 가상 인간류이드 TV광고 모델로 선택했다. 여성들이 즐겨 마시는 광동제약 옥수수 수염차 광고모델로 가수 뮤지션으로 활동중인한유야를 선택했다

 

▲ 2016년 미국에서 등장한 가상 인간릴 미켈라는 인스타그램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모델로 가장 인지도가 높다. (출처: 인터넷)

 

가상 인간의 미래

 

움직이지 않는 이미지의 경우 실제 사람인지 아닌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상 인간의 수준이 발전했다. 그러나 가상 인간이 움직이는 경우 아직까지 어색한 표정과 미간이 자연스럽지 않다는 지적이 있는게 사실이다.

 

AI휴먼이 윤석열 AI, 이재명 AI 처럼 입력 텍스트를 음성과 영상으로 변환 및 생성하는 TTS(Text to Speech) 기술 등을 활용해 실제 사람 대신 말을 하는 것이라면, 메타휴먼은 묻는 말에도 대답도 할 수 있어 실제 사람 대신 상담사나 리셉션데스크 역할까지 소화한다.

 

메타 휴먼도 현재로선 특정 업무에 특화돼 온라인상에서 사람과 말을 주고받는 정도지만, 멀지않은 미래에 메타버스 세상 속에서 인간의 얼굴과 표정을 가지면서 일반적인 대화도 자연스럽게 주고받는 진정한 메타 휴먼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거리의 광고 디스플레이 속 가상 인간이 지나가는 행인을 알아보고 말을 거는 SF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현실화될 날이 멀지 않았다.

 

키오스크, 컨시어지 서비스 등에서 가상 인간을 활용한 서비스가 이어지고, 추후 AR 글래스 등 기기 발전을 통해 눈앞에 사실적인 가상 인간이 등장해 친구 혹은 동료로 함께 하는 서비스로 발전할 전망인 것이다.

 

 

- Copyright, SNS 타임즈 www.snstimes.kr

이상일 논설고문 (editor@sns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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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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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병국
    2022-10-27 오후 1:04:49
    생물적인 인간+광물적인 일부 몸체+가상인간의 겉모습과 AI기술 =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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