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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시대의 일자리 공포(4)

인간 노동의 미래는?

기사입력 2021-07-27 오후 2:23:06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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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사진. /SNS 타임즈

 

[SNS 타임즈] 플랫폼은 직접 고용 없이 우리 주변의 살아있는 모든 인간의 노동력을 끌어 모을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플랫폼은 노동의 소멸이 아니라 질 나쁜 노동의 무한 증식을 도모한다.

 

1차산업혁명 직후 노동자들은 하루 12~14시간의 강도 높은 노동을 당연하게 감당해왔다.  그후 자동화 기술의 발전, 민주주의 진보로 노동자의 인권이 강화되면서 하루 8시간 노동 체제가 정착되는 등 노동자의 복지가 법적으로 보호를 받게 됐다.

 

그러던 인간의 노동이 4차산업혁명으로 AI와 일자리를 놓고 경쟁하게 됨으로써 인간 노동의 가치가 추락하고 있다. 노동 인권운동자들은 노동자들의 인권과 노동권이 19세기로 후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인간 노동의 변화

 

현생 인류 호모 사피엔스는 역사 대부분을 생존에 필요한 만큼만 일했다. 마치 사자나 호랑이가 사냥하는 시간 빼고 나머지 시간 대부분을 빈둥거리면서 낮잠으로 보낸 것처럼, 의식주와 안전이 확보된 과거 인류 역시 대부분 시간을 잠과 휴식으로 보냈다.

 

아무리 많은 먹잇감을 사냥해도 어차피 보관할 수 없었기에 산이나 들에서 짐승을 잡는 수렵과 식물 열매 채집으로 의식주를 해결하던 인류에게 미래 소비를 위한 추가 노동은 무의미했기 때문이다.

 

농업과 도시화, 그리고 종교와 국가의 탄생은 인류로 하여금 필요 이상의 노동을 하도록 강요하기 시작했다.

 

수렵과 채집으로 떠돌이 생활을 하던 인류가 한곳에 정착하며 시작한 농업과 목축은 모든 생활 양상을 바꾸어 놓았다. 열심히 일하면 남은 곡식을 저장해서 추운 겨울에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기에 미래를 위한 추가 노동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종교와 국가의 탄생을 계기로 인류는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한 노동뿐 아니라, 국가에 세금을 내고 신전을 건축하고 유지하는 재정을 확보하기 위해 추가 노동을 하기 시작했다.

 

기원전 5000년 전 시작된 도시화와 국가의 탄생은 이런 트렌드를 가속하기 시작한다. 도시인들은 시장에서 거래하기 위해 더 많은 노동을 해야 했고, 국가와 종교는 개인만이 배부를 정도가 아닌, 신과 국가가 만족할 만큼으로 일해야 한다고 새로운 이데올로기를 주입하여 세뇌교육을 했다. 집단 종교와 국가는 일로 지친 이들을 불러내 거대한 동상을 세웠고, 낮잠과 여가를 즐기던 인류는 성벽과 신전을 지어야 했다.

 

농업을 계기로 인류는 정착했고, 증기와 전기를 기반으로 한 1, 2차 산업혁명을 통해 농가에서 대도시로 다시 한번 이주한 인류는 부지런해지고, 더 많은 일을 하기 시작했다.

 

1차산업혁명시기인 19세기 산업사회의 노동 시간은 연 3000시간을 넘었으나 오늘날 독일, 프랑스의 경우 절반인 1500시간 이하로 줄었다.

 

1차산업혁명 이후 인간은 하루 12~14시간의 강도 높은 노동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 노사관계가 태동하고, 공장에서 집단으로 정해진 시간에 노동하기 위해 출퇴근 등의 제도가 정착됐다. 그러나 산업혁명 초기 노동자들의 작업 환경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했다.

 

 

19세기 후반에 시작된 2차산업혁명은 전기 에너지와 컨베이어 벨트에 의한 대량 체제를 갖추기 시작했다. 20세기 초부터 전기가 본격 활용되면서 비로서 포드 자동차의 컨베이어 벨트와 같은 대량 생산 체제가 가능해졌다.

 

대량 생산된 자동차는 도시의 확대를 가져왔고, 연관해 등장한 대량 물류시스템과 쇼핑센터의 개념은 새로운 생활 패턴을 만들어냈다.

 

그 와중에 중산층이 급속히 생겨났지만, 빈익빈 부익부의 소득 양극화도 심화되고, 이에 대응해 연금제도 등 현대적 복지국가를 뒷받침하는 제도들이 만들어졌다.

 

이와 같은 경제사회의 변화로 인해 1926년에 포드 자동차의 기업주인 헨리 포드가 주 40시간 근무제를 선언했다.

 

2차산업혁명 이후 단일 고용주 밑에서의 영구 풀타임 고용관계가 지금까지 표준이 돼 왔지만, 21세기초 4차산업혁명을 맞이하면서 표준이 변화되고 있다.

 

이제 AI 기반의 4차산업혁명은 노동과 인류의 관계를 다시 과거 모습으로 되돌려 놓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차산업혁명 후 자본가의 노동 착취만을 최우선시했던 초기 자본주의 고용관계로의 회귀로 볼 수 있다.

 

이런 변화에 불안감을 가진 많은 사람은 4차산업혁명을 근심스러운 눈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다. AI 로봇이 육체적 노동과 지적 노동력을 대체하고 대량 생산을 하기 시작하는 순간 인간의 노동은 가치가 추락하게 되기 때문이다.

 

4차산업혁명으로 인한 노동 가치의 추락

 

AI시대 문제는 일자리 소멸이 아니라, 플랫폼 노동자의 양산과 그들의 열악한 노동 조건으로 대표되는 긱 이코노미(Gig Economy)의 확산이라고 할 수 있다.

 

플랫폼 노동자를 포함한 Gig Work의 보편화와 성장은 4차산업혁명의 자동화 탓에 사라진 직업을 대신해서 등장한 직업들이 피고용인으로서의 보호막도 없을 뿐 아니라, 직업교육이 필요 없을 정도의 수준 낮은 일자리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기술발전과 발을 맞추어 많은 인간의 노동은 단순 기술의 잘게 쪼개진(Microwork) 일로 변화되면서 자동화 기계 혹은 AI를 도와주는 모양새가 됐다.

 

이것 마저도 피고용인 자격이 아닌 노동 서비스라는 상품을 파는 별도 사업자 또는 자영업자라는 이름의 판매자 신분으로 노동을 수행한다.

 

이처럼 플랫폼 노동을 주축으로 하는 긱 이코노미는 플랫폼 비즈니스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준다.

 

4차산업혁명을 통해 변화하는 일자리 전망에서 주목할 부분은 양극화 현상이다.

 

빅테크 플랫폼기업들은 정보 분석, 소프트웨어 개발 그리고 AI 개발 같은 업무들은 여전히 높은 안정성을 가진 직업으로, 일자리 사다리 최상부에 위치시키는 한편, 최하위층에는 현재 보편화한 플랫폼 경제에서 디지털 플랫폼을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해 데이터를 입력하고 필터링 등과 같은 단순 반복작업을 수행하는 일자리를 배치한다.

 

이 일자리는 마치 Galley Slave (선체 하부에서 노를 젓는 노예)들의 열악한 노동에 비유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그룹은 중간 계층이다. 오랜 경력으로 경험은 풍부하지만, 자동화와 로봇화 등으로 이 경험들이 필요 없게 되면서 일자리 사다리의 최상부로 올라가든지 아니면, 선체 바닥 갤리로 내려가 노를 젓는 것 같은 부가가치가 낮은 일을 해야 하는 선택을 강요 받기 때문이다. 적정한 대안이 제시되지 않는 한 원활한 수평 이동이 어려운 계층이다.

 

이처럼 4차산업혁명으로 만들어진 플랫폼 노동은 지난 200년간 노동운동을 통해 조금씩 진전시켜 왔던 사회적 안전망, 작업의 안정성, 임금상승 등 노동자들의 노동 가치 상승 노력이 무력화되고 있다.

 

경영계와 기업주들은 플랫폼 노동이 산재보험, 잔업수당, 시간외 수당, 장애인 편의 보장 등 사회적 책무를 회피하는데 적합한 모델이므로 선호하는 것이 당연하다.

 

반면, 진보적인 노동 전문가들은 플랫폼 노동자의 지위는 산업혁명 초기로 회기 했다고 주장한다.

 

생산량을 기준으로 임금을 받고, 산업안전이란 개념 조차 없었으며, 산업재해도 보상받지 못했던 산업혁명 초기 시대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플랫폼 노동의 강도는 이미 100년전에 금지된 노예노동과 비슷한 수준으로 열악하다고 주장한다.

 

▲ 과거 방식의 스팀 엔진. (출처: iStock)

 

자본주의 탄생 이후, 자본과 노동이 함께 만들어 낸 이윤을 놓고 자본가는 자본에 의해 창출되는 부가가치라고 주장하고, 노동자는 노동에 의해 창출되는 잉여가치라고 주장하면서 투쟁한 것처럼, 진보적인 노동 운동가들은 노동자와 플랫폼이 함께 만든 알고리즘과 데이터를 둘러싼 투쟁을 준비해야 할 때라고 주장하고 있다.

 

플랫폼은 직접 고용없이 우리 주변의 살아있는 모든 인간들의 노동력을 끌어 모을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플랫폼은 노동의 소멸이 아니라 질 나쁜 노동의 무한 증식을 도모한다.

 

코로나19 팬데믹 가운데서 빅테크 플랫폼기업들의 급성장은 갈수록 인간의 일자리 상황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플랫폼은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인 양극화와 일자리의 불안정성을 극대화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더 늦기 전에 플랫폼 회사의 폭주를 제어해야 할 뿐 아니라, 플랫폼 노동자들의 기본 노동권 보호를 위한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현대판 예언자의 전망

 

현대판 예언자 히브리대 유발 하라리 교수는 현재 인류가 역사상 유례없는 변화 시기를 지나고 있다면서 "20∼30년 후 미래 모습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고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도 알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유발 하라리는 기술 발전 덕분에 일자리를 빼앗긴 잉여인간 수십억명이 굶어 죽지는 않겠지만, 생산 활동에서 밀려난 사람들은 삶의 의미를 잃고 더 큰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4차산업혁명의 주역인 AI 로봇이 육체적 노동과 지적 노동력을 대체하고 대량 생산하기 시작하는 순간 인간의 노동 가치가 추락하며 할 일이 없는 잉여인간으로 추락하기 때문이다.

 

특히 빅데이터 기반 플랫폼 노동자들은 플랫폼을 움직이는 AI 알고리즘의 노예가 돼 노동 착취 수준으로 혹사 당하고 과로로 사망하는 것이 이미 현실에서 발생하고 있다.

 

제레미 리프킨은 AI로봇이 인간의 일을 빼앗아 가는 현상을노동의 종말이라고 표현했는데, 이것은 새로운 현상이 아닌, 원시 인간의 노동 수준으로 되돌아 가는노동의 정상 회복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요즘 플랫폼 노동자들의 치열한 노동 행태와 극단으로 대비되는 점이다.

 

4차산업혁명시대의 일자리 공포는 어떻게 전개될까?

 

AI로봇에게 대부분의 노동을 넘겨준 잉여인간들은 기본소득(Basic Income)으로 빈둥거리면서 살아가야만 할까?

 

게으름이 무기력과 나태가 아닌 탈()노동 시대의 새로운 인류의 모습을 가능하게 할 수도 있다. 노동으로부터 해방된 잉여인간에게 주어진 게으름의 미래가 유토피아가 될지, 디스토피아가 될지는 우리 인간들의 지혜로운 판단과 연대(連帶)와 실천에 달려있다.

 

4차산업혁명 이후 격변하고 있는 일자리와 노동 환경에서 과거 1차산업혁명 이후 노동환경이 개선되어 온 사례를 교훈 삼아 인간들의 안정된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국가적인 노력과 글로벌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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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논설고문 (editor@sns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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