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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이 바꾸어 나가는 세상(1)

AI 기사 알파고 이후의 바둑 세상의 변화

기사입력 2019-09-03 오전 10:13:12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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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사진 출처: DeepMind.)

 

[SNS 타임즈] AI에 의해 가장 먼저 정복된 바둑계가 AI와 어떻게 경쟁하고 공생해 나가는지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것 자체가 4차산업혁명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생생한 교육의 장이 되지 않을까?

 

2016년초 세계경제포럼(WEF)에서 4차산업혁명이란 용어가 처음 등장했다. 그 해 4월에는 4차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AI기반 구글의 알파고(AlphaGo) 기사가 출현하며 바둑계를 평정했다. AI 기사의 바둑계 정복은 인류를 경악시키면서 AI에 의해 인간들의 일자리가 사라져 잉여 인간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았다.

 

그리고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AI스피커가 우리 생활속으로 다가와 AI가 예상 보다 빠르게 산업분야와 인간 생활전반에 진입해 들어올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주고 있다.

 

한편 AI가 인간 지능을 넘어서는 시점이라는 의미의 특이점(Singularity)이 앞으로30년 안에 찾아올 것으로 전망된다.

 

특이점에 도달하는 2045년쯤에는 인간의 두뇌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기후 문제나 식량 문제, 질병 문제, 인간 수명 연장 등 21세기의 큰 난제들이 해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 결과 현생인류인 호모사피엔스가 영생하는 단계에 이르는 포스트 휴먼(Post Human)이라는 신인류로 진화해 나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AI 로봇은 인간의 조력자인가, 경쟁자인가? , 궁극적으로 인류의 정복자가 될지? 우리 인간들의 궁금한 미래를 먼저 살펴보기 위해 4차산업혁명이 변화시켜 나가는 세상의 모습과 AI와 인간과의 관계를 먼저 상용화되고 있는 분야와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인간 세상에서 AI 알파고가 가장 먼저 정복한 바둑 세상을 분석해 보며 4차산업혁명에 의해 형성돼 나갈 AI 세상을 상상해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그러나 AI 세상이 인류 문명사적으로 새로운 시대(Age)가 될 것이므로 상상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마치 조그만 창문만 뚫린 방에서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바깥 세상의 넓은 들판을 내다보는 것처럼, 지극히 단편적인 부분만 상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구글 알파고와 이세돌 9단간 바둑 대국 상징화한 사진, 실제로 알파고의 수는 인간 기사가 대신 바둑판에 돌을 놓아 주었다. 이세돌 9단은 1:4로 패배한후인간이 패배한 것이 아니고 이세돌이 패배한 것이다라는 명언으로 인간들을 위로했지만, 그로부터 1년도 안 돼인간은 완전하게 패배하고 말았다. (자료 출처: DeepMInd/SNS 타임즈)

 

1: AI기사 알파고 이후의 바둑 세상의 변화

 

인공지능(AI)을 대중의 관심권으로 끌고 온 것은 2016 3월 구글의 AI 알파고 기사와 세계 정상급 기사 이세돌 9단과의 바둑 시합이었다.

 

승부가 알파고(알파고-리 버전) 3선승으로 승패가 판가름 나자, 전세계 바둑계는 물론이고 일반인까지 충격을 넘어 전율을 느꼈다.

 

이세돌 9단은 14패로 패배한 후인간이 패배한 것이 아니고 이세돌이 패배한 것이다라는 명언으로 인간들을 위로하기도 했지만, 그로부터 1년도 안 돼인간은 완전하게 패배하고 말았다.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을 지켜보면서우주 삼라만상의 운행을 읽는 반상위의 직관, 그 미학과 경이로움이 컴퓨터로 계산 가능한 결과값일 수 있음을 목도하는 경험이란 충격적일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2016년말과 2017년초 중국의 세계 랭킹 1위 커제((柯潔)를 비롯해 한·· 3국 최고수들이 인터넷 바둑사이트 2곳에서 알파고(알파고-마스터 버전)에게 달려들었으나 무려 6060패로 참담하게 패배했다.

 

한 국도 건지지 못한 것은 충격 그 자체였다. 알파고는 인간의 직관 (直觀)과 창의성을 계산력으로 압도해 버렸다. 4000여년 역사를 가진 미묘하고도 아름다운 인간의 게임바둑마저 이제 AI에게 정복당한 것이다.

 

구글의 알파고는 바둑 세계랭킹 1위인 커제 중국 9단과의 세 차례 대결에서 모두 이긴 뒤, 바둑 분야에서 68 1패의 전적을 갖고 은퇴를 선언했다. 물론 1패는 이세돌 9단에서 유일하게 패한 것이다.

 

세계 바둑 1위 커제가 알파고에게 완패한후 눈물을 흘리는 장면, 커제는 완패한 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알파고를 스승을 모셔 열심히 배우겠다고 납짝 엎드렸다.

 

AI가 인간과의 경쟁에서 최초로 정복한 분야가 바둑

 

AI가 인간과의 경쟁에서 가장 먼저 완벽하게 정복한 분야는 바둑이다. AI가 인간 기사들과의 경쟁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둔 이후 바둑계의 변화를 살펴보면, 앞으로 사회 전분야에 쓰나미처럼 몰려올 4차산업혁명이 만들어가는 세상을 상상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2016 3월 알파고의 승리는 AI의 비약적인 발전을 보여준 상징적 사건으로 기록됐다. AI의 공습에 완패한 바둑계는 그날 이후 엄청난 변화를 겪어야 했다. 2019 8월 현재 알파고의 첫 승리로부터 3 5개월이 경과했다.

 

AI기사 알파고 이후의 바둑계

 

후세의 역사가들은 4000년 바둑의 역사를 AI시대 이전과 AI등장 이후로 나눌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 경계가 20163월에 벌어졌던 구글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이다.

 

알파고의 등장으로 바둑과 바둑계는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간에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다. 서양의 역사가 예수 이전(BC: Before Christ)과 이후(AD: Anno Domini)로 구분되는 것처럼, 바둑의 역사도 Before Computer After DeepMind로 구분되지 않을지 모르겠다.

 

공고롭게도 이 대국 이후 상당수의 종합 기전이 중단됐다. 국수전(59년 전통), 명인전(43), 박카스배 천원전(天元戰) (19) 등이 모두 2016년부터 열리지 않고 있다.

 

그리고 인간을 대표했던 이세돌 9단은 3년만인 2019 3월 은퇴를 시사했다. 이세돌 9단은 2017년초 알파고와 커제와의 대국이 끝난 직후올해를 끝으로 장기간 휴직을 하거나 은퇴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겨우 37살인 나이에 은퇴를 시사한 이세돌 9단에 대해 바둑 애호가들은 AI에 대한 그의 저항이 한계에 도달한데 기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바둑 세계에 알파고의 출현으로 바둑을 배우는 방법도, 바둑을 두는 방법도 완전히 달라졌다.

 

▲ '알파고 티치' 바둑 교육 프로그램. (출처: DeepMind)

 

AI 바둑이 나온 이후 굳이 스승과 호적수를 찾아다닐 필요가 없어졌다. AI기사에게 배우면 되고 AI기사를 상대로 연습하면 된다. 알파고를 개발한 딥마인드(DeepMind)가 내놓은 바둑 교육 툴인 알파고 티치(AlphaGo Teach) AI가 제자들 기르고 후배를 키운다.

 

바둑 대국 해설자가 프로기사들 대국에서 하던 형세 판단을 AI가 계산하는 승률로 대신하는 경우도 있다.

 

알파고는 바둑에 대한 오랜 고정 관념을 철저히 파괴하면서 기존 바둑 패러다임을 뒤흔들어 버렸다. 알파고는 프로기사들에게 착상과 외연을 넓힐 기회를 주기도 했다.

 

그 동안 바둑에는 좋은 수나 나쁜 수에 대한 정석이 존재했다. 그러나 알파고는 선입견에 얽매이지 않는 과감한 변칙수로 승리를 거뒀다.

 

바둑에서 정석이란 과거 선배기사들이 만들어 온 경험의 산물이다. 19 x 19=361곳이 비어 있는 대국 초반에 수많은 가능성을 효과적으로 줄이기 위해 만든 교과서와 같다.

 

정석은 흑()과 백() 양쪽이 균형을 맞출 수 있게 도와준다. 그래서 정석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이미 검증된 공식과 같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3∙3 침입(3-3 Invasion)과 같은 수, 가로세로 각 세번째 줄이 겹치는 곳에 돌을 두는 것이다. 3∙3에 들어가면 확실히 살수 있는 방법이 있어 하수들이 즐겨 두지만 고수들은좀생이 같은 수로 비하 하면서 넓게 집을 지울 수 있는 다른 곳에 먼저 두는 것을 선호한다.

 

그러나 AI기사가 3∙3 침입하는 것을 본 프로기사들은 이제 일찌감치 3∙3에 침입한다. AI 기사는 바둑 역사에 나오진 않던신수’ (新手)를 둔다. 그래서 프로기사들도 새로운 수를 찾기 위해 AI 기사와 훈련하고 있다.

 

최근까지 바둑대회는 사람 간 대결을 의미했다. 앞으로는 AI가 출전할 수 있는 대회도 열린다. 이처럼 사람과 AI가 대결을 펼치는 기전이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수준 높은 AI 바둑 프로그램의 등장은 프로기사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숙제를 불러왔다. 그간 프로기사의 목표는 최상의 바둑 실력으로 최고의 기보를 남기는 것이었다.

 

하지만 프로기사를 뛰어넘는 AI 기사가 등장하면서 프로기사 고유의 역할 재정립이 필요해졌다. AI 시대에 프로 기사들이 생존해 나가기 위해서는 인간 고유의 온기(溫氣)와 감성(感性) 등 인간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차별화 포인트를 찾아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AI 바둑기사와 인간 기사의 차이

 

알파고에 패배한 기사 중에는인간 최고수들과 두 점 정도 접바둑 실력 격차가 있어 보인다는 경우가 많았다.

 

기성(棋聖) 칭호를 들은 일본의 고() 후지사와 슈코(藤澤秀行) 9단이 전성기에바둑의 신과 목숨 걸고 둔다면 몇 점 접바둑이면 자신 있나?”라는 질문을 받고석 점 정도라고 호언했다. 두 점이라면 신과 인간의 중간 그 어디쯤 있을 것이다.

 

실제로 중국의 커제는 AI 기사와 공개적인 대국에서 2점을 놓고 둔다. 전문기사들은 AI 기사와 인간 기사 간 격차를 AI 기사가 아무리 강해도 3점은 좀 더 많은 실험이 필요할 것 같고, 4점까지는 접을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후지사와가 인간과 바둑의 신 간 기력 차이를 3점으로 봤는데, 알파고를바둑의 신이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 같다.

 

바둑의 미래

 

바둑 AI 생태계가 급변하고 있다. AI 열풍의 출발점인 알파고와 딥젠고(일본) 퇴장 이후 후속 AI들이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며 새 판도를 형성 중이다.

 

알파고 이후 대부분 프로기사들이 AI로 훈련하기 때문에 AI로 공부하지 않으면 바둑을 둘 때 손해를 본다는 것이다. 모든 기사들이 AI로 훈련하므로 실력이 강해진 결과 요즘은 누구를 상대하더라도 쉽게 이기기 어려워졌다고 한다. 그리고 세계 AI 바둑대회도 열리고 있다.

 

2017년초 알파고와의 바둑 대국에서 패하며결코 이길수 없음을 깨닫고 나는 추위를 느끼며 몸을 떨었고, 내 감정을 컨트롤 할 수 없었다던 인간 바둑계 최강자 커제의 다음과 같은 말에 바둑계의 미래에 대한 답이 있을 것 같다.

 

커제는 “AI가 제일 강한 현시점에서 어떤 사람이 바둑을 더 잘 두는지를 따지는 건 이제 의미 없는 일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AI가 얼마나 강력한 실력을 가졌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인간 바둑 기사가 주는 즐거움을 AI는 대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알파고는 바둑이라는 특정 분야에서 AI 기사가 사람과 공존하는 좋은 모델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AI가 바둑계에 미치는 영향은 다른 산업 분야와는 많이 다를 있다. 바둑은 인간의 감성과 온기를 필요로 하지만, 다른 산업 분야는 단지 생산성, 효율성, 경제성 등을 중요하게 고려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AI 프로기사의 등장으로 바둑계에서 일어난 변화들을 비롯해 기존 패러다임의 파괴와 새로운 규칙·체계의 필요성, 인간 기사들의 역할 재정립 등과 같은 현안들을 다른 분야에서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AI에 의해 가장 먼저 정복된 바둑계가 AI와 어떻게 경쟁하고 공생해 나가는지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것 자체가 4차산업혁명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생생한 교육의 장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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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논설고문 (editor@sns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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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규환
    2019-09-05 오후 2:43:25
    식견과 해석이 명료합니다. 잘 배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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