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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 대한 운명선택권과 계백장군

기사입력 2015-03-02 오후 2:33:08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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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 대한 운명선택권과 계백장군

 

설 연휴 기간에도 많은 사건 사고 소식들이 들려온다. 하루라도 사건 사고가 없는 날이 없는 것이다. 그 중에서 가장 가슴 아픈 소식은 거제도에서 들려왔다. 개인회생절차를 진행 중인 5가족의 가장이 어린 자식들과 부인을 포함하여 함께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참으로 애닯은 일이다. 세상사가 만만하지 않고 혹독하지만 자신의 절망감과 비관적인 판단으로 가족의 운명까지 좌지우지 하는 어리석은 일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 왜냐하면 한 생명은 고유한 한 생명으로써의 가치와 운명선택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아버지의 가치관과 감정이 제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버지의 패배감과 무력감, 좌절감과 두려움을 가족들에게 강요하고 동일시해서는 곤란하다. 내가 없어도 각 자의 살길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유교와 가족주의적인 가부장의 지배권이 널리 인정되어온 사회이기 때문에 쉽게 아버지의 판단으로 가족 전체의 사활을 좌지우지해 오곤 했다. 역사적인 가부장제의 장수중에 백제의 계백장군의 비극적인 일화가 떠오른다.

 

백제 말기, 의자왕은 성충 등의 충신을 멀리하고 간신과 여인들에 쌓여 결국 패망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마치 오나라의 부차가 초기의 영명함을 잃어버리고 자만심에 빠져, 여인 서시와 간신 백비의 농간으로 인해 패망의 나락으로 떨어졌듯이 말이다.

 

나당연합군의 공격으로 위기를 맞이하게 된 백제는 오 천명의 군사력으로 오 만명의 신라군과 전투를 벌여야 하는 입장에 처하게 되었다. 계백장군은 황산벌의 좁은 협로에 진을 치고는 옛날 월왕 구천이 5천의 군사로 오나라의 70만 대군을 물리쳤다는 말로 군사들을 독려했다고 전한다.

 

그렇다. 5천의 군사력으로 70만의 대군을 물리쳤다면 5만의 군사는 능히 물리칠 수도 있었으리라. 하지만 그에게는 귀족장군으로 커오면서 두려움과 패배감이 앞섰으리라. 그 결과, 전쟁에서 패할 경우 처자식이 적의 노예가 되는 수모를 겪느니 차라리 내 손에 죽는 것이 낫다고 여기고 처자식을 무참하게 살해하고 만다. 그가 진정으로 구천의 사례를 안다면 구천은 왕으로써 2년 동안이나 부차의 노예생활을 하면서 재기를 꿈꾸었고 드디어 오나라를 탈출하여 와신상담한 끝에 오나라를 패망시켰다는 것을 새겼어야 했다. 하지만 귀족이었던 계백은 감히 노예생활을 할 수 있는 용기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백제가 신라에 패배한 결정적인 요인 중의 하나는 화랑 관창의 죽음과 관련된 것이라고 전해져 온다. 자신의 처와 자녀에게 무자비했던 계백은 의외로 감상주의적인 대처로 관창을 살려주고, 홀로 공격해온 관창을 두 번째로 생포하자, 안타까이 죽이고는 그의 시체를 말에 실어서 신라진영으로 보낸 것이다. 자기 가족 살해에 대한 죄책감이 적인 어린 관창을 바로 죽이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왔고, 더군다나 시체를 매달아서 적 진영에 보내는 실책을 범하고 말았다고 생각된다. 이로 인해 적군의 의분을 일으키고, 사기를 일으키는 계기가 되어, 1만 대군을 잃은 신라군을 다시 일으켜 세우게 했던 것이다. 그리고 계백장군은 그가 예측한대로 패배하여 죽음으로써 그 자신의 두려움을 증명하고야 말았다.

 

그가 진정으로 월왕 구천처럼 승리할 수 있다고 믿었다면 그는 패배를 확정짓는 무모한 가족 살해극을 벌여서는 안되었다. 그리고 노예생활의 비참함도 나름의 인생이라는 것을 받아들였다면 절망감 속에서도 궁극적인 승리의 길을 현실적으로 만들 수도 있었을 것이다.

 

내 가족과 자녀는 나와 운명공동체라고 강요해서는 안된다. 고아원에 자라서도 성공한 사람이 너무나 많다. 처절한 빈곤과 병마 속에서도 삶을 견디어내고 의미를 발견하고 자신만의 삶을 꽃 피울 수 있는 것이 인생이다. 나는 나, 아내는 아내, 자녀는 자녀의 길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동등한 입장에서 존중하고 소통해야 하는 것이 가정의 왕도다.

칼럼니스트 이사부 (editor@sns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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