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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규제 개혁 제1과제는 원격 의료

(4편) 원격 의료 본격 추진, 걸림돌은 무엇인가?

기사입력 2018-09-03 오후 3:21:53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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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타임즈] 최근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은 물론, 중국 등 후발국들 에서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혁신적인 비즈니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 (자료 출처: shutterstock)

 

문재인 정부는 이명박 정부가 뽑지 못한 전봇대와 박근혜 정부가 뽑으려 했던 손톱 밑 가시를 뽑을 수 있을까? ‘전봇대손톱밑 가시는 불합리한 규제의 대명사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 1월 당선 직후 인수위원회 회의에서부터 규제 개혁을 먼저 강조했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은대불공단에서 대형 트레일러가 커브길 옆 전봇대 때문에 제대로 운행할 수 없다는 기업들의 민원을 지자체와 정부가 몇 달째 묵살했다며 규제 완화를 강도 높게 주문했다. 이후전봇대뽑기는 이명박 정부의 불합리한 규제의 상징으로 대변되기도 했다.

 

박근혜 전대통령은 규제를손톱밑 가시로 비유하며 규제 개혁1호 사업으로 푸드 트럭의 합법화를 추진했다. 그간 푸드 트럭은 자동차 구조변경과 식품 판매 허가, 두가지 측면에서 규제를 받아 사업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에 박근혜 정부는 지난 2014 3월부터 청년 창업을 위한 규제완화 정책의 일환으로 푸드 트럭의 합법적 운영이 가능토록 노력했다. 하지만 그해 말까지 유원시설 등에 대한 푸드 트럭 영업신고가 단 한 건도 없었다. 공무원들의 복지부동 때문이라는 해석이 있었다. 각 지자체는 입지를 검토한 후 선정해야 하지만 이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영국에서 산업혁명 이후 증기자동차가 그 당시 성업을 이루던 마차 산업을 위협하자 마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증기자동차 앞에 붉은 깃발을 든 사람을 앞장서게 해 마차 속도 보다 더 느리게 주행하도록 제한한붉은 깃발법’(적기조례, Red Flag Act) 사례를 들며 규제 혁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명박 정부의전봇대’, 박근혜 정부의손톱밑 가시처럼붉은 깃발법’(적기 조례)은 문재인 정부의 불합리한 규제의 대명사가 됐다.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정부의 규제 대명사.

 

산업혁명을 주도하며 농경사회에서 산업 사회로 변신한 영국은붉은 깃발법규제로 인해 자동차 산업 주도권을 독일과 미국에게 빼앗겨 버렸다.

 

문재인 정부는 대선공약에 원격 진료는 의료 종사자 표를 의식해 의료인 간에만 허용하는 현행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최근 보건복지부 장관이 원격진료를 의사와 환자간으로 확대하겠다는 발표를 한지 몇일만에 현 정부 지지층과 의사들의 반대로 급히 거두어 드리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후 다시 청와대에서는 원격의료 확대를 조율했지만, 의사와 환자간 보편적인 원격의료는 철회하고, 2년전 국회에 제출했던 법안 보다 오히려 후퇴한 법안을 제출하려 하고 있다.

 

항상 규제 개혁을 가로 막는 세력은 그것을 주도하는 정부의 핵심적인 지지층이라 는데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이처럼 규제 개혁은 정권을 내놓을 정도의 강력한 배수진을 치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경험해 왔다.

 

규제에 막힌 한국의 혁신 스타업들. 바이오 스타업들은 원격의료가 활성화돼야 거대 시장이 형성돼 마음껏 기업 활동을 펼질 수 있다.

 

원격의료 기대 효과

원격의료는 4차산업혁명 시대 핵심 분야 중 하나다. 미국, 일본, 중국 등 세계 여러 국가에서 원격의료를 시행해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따르면 원격의료를 이용하면 통상 치료 비용의 20%를 절감할 수 있다.

 

원격의료를 이용한 환자의 병원 체류 기간도 12일에서 7일로 줄었다. 의사들 역시 원격의료로 각종 데이터 관리에 소모되는 시간이 25% 단축되고, 환자 치료 시간을 두 배로 늘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트랜스페어런시 마켓 리서치(Transparency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2014 143억 달러였던 글로벌 원격의료 시장 규모는 이후 연평균 14.3% 성장해 2020년에는 36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RNCOS 2014년 원격의료 시장 규모를 178억 달러로 추정한 뒤 2020년까지 연평균 18.4% 증가한다고 전망했다.

 

문재인 정부는 혁신 과제 중 제1 과제로 의료 혁신을 목표로 설정했지만, 표류중인 원격진료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더불어 민주당이 지난 10여년간 야당 시절에 원격진료 도입에 반대해온 것이 지금 부메랑으로 되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원격의료는 병원에 가지 않고 건강 상태를 수시로 확인할 수 있어 당뇨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에게는 혁신적인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미국 애보트는 인체에 삽입하는 심박측정기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연결해 심장 상태를 손쉽게 모니터링하는 장비를 개발했다. 평소 심박수를 체크하다가 이상 증세가 나타날 경우 담당 의사에게 정보를 보내준다.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특히 병원에 가기 어려운 도서벽지 만성질환자의 경우 짧은 시간의 진료 또는 단순한 약 처방을 위해 몇 배나 많은 이동시간을 소비해야 하는 문제점도 한 번에 개선할 수 있다. 병원에 가기 위해 휴가를 따로 내야 하는 도시근로자에게도 유용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미 국내 시범사업이나 해외연구를 통해 원격의료의 실효성은 꾸준히 입증돼 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재진환자들을 대상으로 원격모니터링을 시행해 의료비 절감과 병원 이용에 따른 교통비 절감, 진료 대기시간 절감 등으로 얻는 사회적 편익이 연간 2589억 원 가량 발생한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문재인케어는 필수적이지 않은 비급여를 제외하고모두건강보험으로 보장한다고 했다. 문재인케어 시행으로 의료보험 지출이 증가하게 된다. 의사협회에서도 문재인 케어에 반대하면서 외부로는 국민의료 보험 재정 고갈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므로 원격의료를 도입해 노령자들의 고혈압, 당뇨병 등의 진료에 적용하면 의료 보험 재정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우리나라와 달리 해외에서는 관련 산업이 활발하다. 국내의 현대경제연구원도 원격의료 이용률이 전체 인구의 20%로 확대될 경우 2조 원 이상의 신규 시장이 창출된다고 예측했다. 보건산업진흥원은 원격의료로 데이터를 다루는 간호직, 통신을 담당하는 전산직, 원격 진찰에 필요한 의술 및 장비를 연구하는 연구직, 전반적 업무를 보조하는 행정직까지 다양한()직업이 탄생한다고 분석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원격의료가 일반으로 전면 허용될 경우 약 37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004년 벤처기업 인포피아가 LG전자와 손잡고 일명 '당뇨폰'으로 불리는 기기를 출시했다. 테스트 막대로 혈당 등을 측정해 혈액 정보를 휴대폰에 옮겨 담을 수 있는 세계 최초의 혁신적 제품이었다. 하지만 이 제품은 국내에서 고작 2000대를 판매하고 생산이 중단됐다. 혈당 체크 기능 때문에 의료 기기로 분류돼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팔 수가 없게 됐기 때문이었다. 비단 이 제품 뿐 아니라 헬스케어 산업은 의료 데이터 유통과 원격 의료가 허용돼야 성장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 원격의료 추진 계획은 시늉만 내는 수준

문재인 정부가 2년 전에 비해 원격의료 허용 범위를 대폭 축소한 입장을 내놓았다. 보건복지부는 원격의료를 섬·산간 오지 주민이나 군인 등 의사와 만나기 힘든 장소·지역에 대해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 기준은대한의사협회가 정부에 제시하는 원격의료 가이드라인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우리나라의 의료 접근성이 세계적으로 우수하기 때문에 원격의료는 예외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복지부는 "그동안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토대로 의사와 의료인(간호사 포함)간 기존 원격의료를 예외적으로 4개 장소·지역에서 허용하는 방향으로 의료법을 개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4개 장소·지역은 격·오지 군부대 장병, 원양선박 선원, 교정시설 재소자, 도서·벽지 주민이다. 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의 의료법 개정 최종안을 마련하면 올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복지부의 이 같은 방침은 2016년 정부 입법안으로 낸 의료법 원격의료 개정안에서 후퇴한 것이다. 2016년에는 도서 벽지 주민, 군장병, 재소자 뿐만 아니라 도시지역의 거동 불편 노인과 장애인,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증질환자, 만성질환자(고혈압, 당뇨병 등)와 정신질환자, 수술 후 퇴원환자 등이 대상에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번 법안에는 빠졌다. 이번 원격의료 법안이 시늉만 내는 것이라고 비판 받는 이유이다.

 

민주당은 당시부터 원격의료 확대에 대해 '의료산업화·영리화'라며 반대해왔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초청 오찬에서 "도서 벽지에서 의료혜택을 받기 어려운 환자를 원격의료하는 것은 선()한 기능"이라며 원격의료 확대에 찬성 의사를 밝히면서 '소폭 확대'로 입장을 선회했다.

 

정부는 2005년부터 전방부대 장병, 재소자, 도서벽지 등을 대상으로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벌여왔다. 민주당 관계자는 "원격의료 시범사업 결과 성공적인 결실을 보였다고 인정되는 분야를 중심으로 실시하려는 것"이라며, "소외지역에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것은 의료영리화나 산업화와는 관계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복지부의 이 같은 입장은 2년 전 국회에 제출한 안에서도 대폭 후퇴한 것은 물론, 산업계에서 요구하는 수준과도 거리가 멀다.

 

전문가들은 "IT의 발전 등으로 의료산업 환경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원격의료는 의료서비스 이용이 어려운 환자의 의료 접근성을 강화하고 관련 산업 육성 등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큰데도 복지부 안은 범위를 너무 축소해 효과도, 시장성도 없게 시늉만 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과 한국의 원격의료 비교, 제한이 없는 중국에 비해 한국은 너무 제한적이다.

 

규제 혁신은 험난한 과정

규제 혁신은 인기가 없는 험난한 가시밭길이다. 어떤 개혁이건 기득권 집단의 거센 저항이 따른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가 강력한 국민적 지지를 받았던 금쪽같은 첫 1년을 허송세월한 것은 특히 아쉽다. 최근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은 물론 중국 등 후발국들 에서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혁신적인 비즈니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어서 더욱 그렇다.

 

우리나라도 많은 규제 개혁 과제를 산더미처럼 쌓아 놓고 있다. 현정부가 지지율에 사로잡혀 현정부를 만들어 준 지지자와 지지단체들의 눈치를 보면 어떤 혁신과제도 목표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박근혜 전대통령이 공무원 연금 개혁, 노동 개혁 등을 반대에도 불구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공무원 연금제도 개혁도 당초 안에서 많이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다. 흉내내는 수준으로 개혁하는 과정에서 많은 반대 세력을 만들었고 이것이 탄핵으로 가는 과정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시각이 팽배하다.

 

문재인 정부가 의사 단체의 기득권, 좌파 시민 단체의 반대에 굴복해 임기내 본격적인 의사와 환자간 원격의료 법제화를 하지 못한다면 노동, 자본 시장 등 산적한 혁신 과제를 추진하는 것이 더욱 불가능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규제 개혁은 정권을 내놓는 다는 각오로 미래를 보고 달려나가야 가능한 것이다.

 

원격의료에 대한 반응: 보수 진영은 찬성, 진보 진영은 반대로 확연하게 갈린다.

 

의료 영리화, 의료 민영화 논리에 대한 대응

원격의료 반대론자들이 내세우는 논리는 의료 민영화, 의료 영리화로 진료비가 천정부지로 오른다는 주장이다. 이로 인해 치료비가 급등해 저소득층의 의료서비스 기회를 박탈한다는 논리로 공포를 조성한다. 이것은 표현의 왜곡이다. 반대를 위한 명분과 논리를 만들기 위해 과장하고 있는 측면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국·공립 및 대학병원 등을 제외한 전체 병원(의원 포함) 98%민영이고, 이들 병원은 영리활동(환자 치료)을 하고 있다는 점이 잘 말해준다.

 

‘의료법’은 의료기관 설립·운영 자격을 의사, 국가, 지자체, 비영리법인(공익법인, 학교법인 등)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제 모든 사람에게 개방해 누구든 자금과 시설 인력 등 일정 요건을 갖추면 병원을 설립해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투자개방형 병원제도로 이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지 오래다.

 

미국 등 선진국은 물론 태국 등 후발국과 심지어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 베트남 라오스 등도 투자개방형 병원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의료의 질을 높이고 의료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의사나 비영리법인이 아닌 사람이나 법인이 병원을 세우면 치료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이라는 억지주장이 판을 친다. ‘맹장수술비 1500만원등의 괴담이 대표적이다.

 

다른 나라에서 투자개방형 병원으로 인해 의료 양극화 문제가 이슈화된 사례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서민의 치료비 급등도 사실이 아니다. 소수 투자개방형 병원을 제외하곤 일반 병원에는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원격의료 추진 여부로 현정부의 규제 혁신 의지 읽을 수 있어

문재인정부가 초기 국민들의 높은 지지율에 사로잡혀 좌고우면 한다면 정권 초기 규제 혁신 타이밍을 실기 해 버릴 수 있다. 원격의료에 대한 본격적인 추진 여부가 향후 규제 혁신을 드라이브하는 문정부의 의지와 강도를 시험하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정부가 제출하려는 원격의료 법안은 2년전 제출했던 법안에 담긴 내용 보다 약화돼 오히려 아쉬운 대목으로 읽힌다.  규제개혁에 직접적인 돈은 들어가지 않지만, 기존 규제로 수혜를 누려 온 계층의 반발을 극복하기위해 지출되는 간접 비용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때로는 정치적 지지 기반 붕괴라는 출혈도 감수해야 한다. 그런 이유로 이전 정부에서도 너무나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더는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는 것이 현실적인 인식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국민들이 문재인 정부의혁신 성장 추진에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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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논설고문 (editor@sns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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